신세희는 순간 멍해졌다. “이렇게 빨리요?” 비록 부소경이 가야 한다는 건 늘 알고 있었고, 그동안 부소경이 계속 회사에서 비밀리에 회의를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은 몰랐다. “다…” 신세희는 살짝 걱정스럽게 물었다. “준비된 거죠?” 그녀는 부소경이 하나하나 준비하는 걸 보지 못 했다. 부소경은 웃으면서 물었다. “네가 원하는 준비는 뭔데?” “무기 같은 거 필요하지 않아요? 각 방면에서요.” 부소경은 웃었다. “내가 가성섬에 가는 건 누군가를 죽이고 무언가를 쟁탈하거나, 누군가의 재산을 점령하려는 게 아니고, 억압하고 착취하려는 것도 아니야. 그래서 그런 건 필요없어.” 부소경이 이렇게 얘기하는 걸 듣고, 신세희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럼…” 그녀는 여태 부소경이 가성섬을 점령하려는 줄 알았다. 부소경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금의 가성섬 군주는 반 씨 가문이야. 50년 전에, 반 씨 가문은 가성섬에서 2인자였지. 게다가 그때는 가성섬이 발전하기 전이였고, 남성에서 부 씨 가문이 거기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가성섬이 발전하고 좋은 미래를 보기 시작한 거야. 그리고 우리가 많은 선진적인 기술들을 도입해서 가성섬이 번화한 거야.” 신세희는 가성섬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었다. 확실히 협소한 곳이긴 했다. 가성섬은 심지어 남성시의 반보다 더 작았다. “그래서요?” 신세희가 물었다. “50년 전에, 가성섬의 군주는 하 씨였어.” 부소경이 묵묵히 말했다. “......설마......” “맞아!”부소경은 먼 옛날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50년 전, 가성섬의 주인은 우리 외할아버지 하충현이었어. 우리 외할아버지의 가문이 엄청 컸어서 가성섬은 그 분들 힘으로 사들인 다음에 개발한 땅이었지. 그때는 그 분들이 주권을 합쳐서 땅을 샀는데 그 같이 산 사람들이 반 씨 가문이었어. 그런데 반 씨 가문은 10중에 2를 냈고 하 씨 가문은 8을 냈지.” “그랬군요.” “나중에 부 씨 가
그녀가 곧 아이를 낳을 걸 알았을 때쯤, 그녀는 부성웅이 남성에 아내와 아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순간, 하숙민은 무너지고 말았다. 그녀는 부성웅이 왜 자신에게 구애를 했는지 몰랐고, 부성웅은 그때까지 말하지 않았다. 나중에 시간이 한참 지나고 부소경은 점점 깨달았다. 당시에 부성웅은 많은 백성들이 하 씨 가문을 떠받들었던 걸 알았기에 하숙민이랑 만나면 가성섬에서 높을 위치에 오를 수 있으니 그녀와 부부처럼 지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부성웅은 반 씨 가문과 충돌이 있었다. 그는 가성섬에 한 투자를 회수하여 했고, 마침 그때 하숙민이 출산을 해야 했다. 부성웅은 출산을 앞두고 있는 아내를 남성으로 데려와 낳게 하려 했지만, 그때 하숙민은 이미 거동이 불편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가성섬에 남았다. 부소경을 낳고 부소경이 1살이 됐을 때, 하숙민은 그제서야 부소경을 남성으로 데려와서 친 아빠를 찾아주려 했다. 그러나, 그때 부 씨 가문 사람들이 하숙민을 인정해주지 않았고, 이건 그녀가 생각하지 못한 전개였다. 그리고 하숙민의 출신이 보잘 것 없다고 말했다. 하숙민은 그 한번에 의해 가성섬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때 F그룹은 이미 반 씨 가문과 관계가 끊겨서 하숙민은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부소경을 데리고 해외로 나와서, 매 월 부성웅이 주는 생활비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 뿐만 아니라, 부소경이 큰 후에도 상속권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방출된 이 운명을 받아드려야 했다. 그때의 엄마는 비록 부성웅을 매우 사랑했지만, 아들을 위해서 힘든 걸 참고 부성웅을 떠나서 아들과 함께했고, 해외에서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아들을 키우고 대학을 보냈다. 아들이 더 부유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엄마는 부성웅을 그리워하며 귀국했지만,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가고 말았다. 하숙민은 감옥에 가서 10년이나 있었다. 10년이나 말이다. 부소경은 감
엄마가 못 다한 말을 부소경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확실하게 가성섬에 엄마와 관련된 사람이나 사물이 있다는 걸 알았고, 분명 중요한 일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염원을 완성하기 위해 가성섬에 가서 답안을 찾는 게 부소경이 고집스럽게 가성섬을 공격하려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리고 서 씨 집안 어르신은,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계속 해서 부소경에게 서 씨 집안 어르신에게는 꼭 잘해야 한다고 누누이 당부했었다. 그래서 이것도 부소경이 매번 서 씨 집안 어르신과 맞서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임서아네 가족을 서 씨 집안 안에서 보호를 해준다면, 부소경은 정말 그 가족들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임 씨 가문 사람들은 가성섬에 있으니, 그렇다면 얘기가 달라졌다. 그리고 마침 신세희가 복수를 할 수도 있었다. 부소경이 그가 가성섬을 공격하려는 이유를 말하자 신세희가 속상해서 말했다. “소경씨, 어머님한테 그렇게 고충이 많으신 줄은 몰랐어요. 살아계실 때는 저한테 한번도 그런 말 안 하셨거든요. 좀 일찍 알았으면 나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살아계실 때 더 잘해드릴 걸 그랬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제가 옆에 있어 드렸던 시간이 너무 적었어요. 정말 너무 적었네요.” 끝까지 말을 하던 신세희는 눈시울이 빨개졌다. 이 세상에서 살면서, 하숙민은 자신의 부모님을 제외하고 그녀와 가장 친한 사람이었다. 감옥에 살던 2년동안, 신세희는 하숙민을 도와서 많은 일을 덜어줬다기 보다는, 사실 하숙민이 그녀를 더 많이 챙겼다고 볼 수 있었다. 하숙민은 감옥에서 돈이 많았어서 먹는 것과 입는 것들이 다 좋은 것들이라, 그래서 늘 신세희를 도와줬다. 나중엔 신세희에게 건축 관련된 지식들까지 많이 알려주었다. 그러나 지금 사모님이 된 신세희는, 정말 하숙민을 너무 너무 챙겨주지 못 했다. 근데 그건 본인이 궁지에 몰린 탓도 있었다. 만약 그때 자신의 조건이 좀 더
주방에 있는 여자는 매우 현모양처 같아 보였다. 그녀는 바쁘게 요리를 하면서, 옆에는 유리가 꼬리처럼 따라다녔다. “윤희 이모, 엄마가 먹고 싶다던 새우찜은 다 된 거예요? 저 지금 딱 하나만 먹고 싶어요.” “하하.” 고윤희는 웃었다. “지금은 조금 뜨거워서 식힌 다음에 껍질 까줄게, 어때?” 신유리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아줌마.” 고윤희는 바로 신유리를 위해 껍질을 깐 뒤, 작은 접시 위에 식혔고, 1분 뒤에 다시 새우를 들어서 조심스럽게 신유리 입 안에 넣어주었다. 꼬마 아가씨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고윤희는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봤다. 거실 안, 두 남자는 이 모습을 보면서, 부소경은 웃었다. 그러나 구경민은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한 표정이었다. 그는 아이를 원하지 않는 건가? 그는 원했다. 하지만 그는 고윤희와의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는 고윤희에게 상처 주기 싫었다. 마음 속 깊이 그는 아직 그 여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한 시간도 안 지나서 고윤희는 책상을 꽉 채운 요리들을 준비했다. 이 식탁 위에 요리들은 신세희와 친구들이 밖에서 먹은 것보다 더 맛있어 보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구경민이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신세희와 신유리가 앞에서 보고 있어도 구경민은 내숭을 떨지 않고 많이 먹었다. 구경민이 우걱우걱 먹는 걸 보고 신유리도 많이 먹었다. 이 저녁 식사를 구경민은 최후의 만찬이라고 말했다. 부소경은 구경민의 머리를 때렸다. “나 내일 가성섬 가는데, 그런 재수없는 얘기 좀 안 하면 안돼?” 구경민은 웃었다. “소경아, 네가 언제부터 미신 같은 걸 믿었다고 그래? 예전에 너는, 하늘도 땅도 두려워하지 않았잖아.” 예전에 부소경은 하늘도 땅도 무서워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신세희와 신유리가 있으니 그는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아졌다. 이 날 저녁, 구경민과 고윤희 두 사람은 이곳에서 밥을 먹고, 또 서로 여러가지 사항들을 당부한 뒤 그제서야 이곳을 떠
이때 엄선우가 입을 열고 말했다. “사모님, 저희가 가성섬에 온 걸 아직은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저희를 데리러 오신 분은 가성섬에 있는 저희의 스파이 입니다.” 신세희는 안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네 사람은 동시에 차에 탔고, 엄선우는 조수석에 앉았다. 부소경 신세희 그리고 신유리 세 사람은 뒷좌석에 앉았다. 차에 타자마자 작은 공주님은 신나서 가성섬 풍경을 구경했다. 가성섬은 작은 도시처럼 굉장히 협소한 땅이었지만, 이곳의 풍경은 매우 아름다웠고 날씨도 습하면서 따뜻했다. 이곳에 오자 공기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꼬마 아가씨가 환호성을 지르는 걸 보면서 신세희는 아예 신유리와 자리를 바꿔주었고, 신유리가 창가에 앉게 해주었다. 그래야 그녀가 편하게 창밖 풍경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앞에 있던 기사는 운전을 하면서, 부소경과 신세희에게 이곳의 상황을 보고했다. “도련님, 사모님, 어제 서울에서 구성훈이 이미 반 씨 가문에 지원한 무기들이 모두 다 도착했다고 들었습니다.” 기사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면서, 신세희는 놀라서 부소경을 보았다. “구, 구성훈이 또… 반씨 가문에 무기를 준 거예요?” 부소경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는 팔로 신세희를 감싼 뒤, 낮은 목소리로 기사에게 물었다. “이쪽에선 이미 창고 안에 다 넣어둔 거죠?”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이미 전부 다 창고에 넣어뒀습니다. 확실하게요.” 신세희는 부소경을 보며 말했다. “무… 무슨 상황이에요?” 부소경은 아끼는 듯한 눈빛으로 신세희를 보며 미묘하게 말했다. “물어보지 말아야 할 것들은 물어보지 마.” 신세희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안 물어볼 게요 여보! 난 그저 나랑 유리랑 우리 가족 다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요. 그게 어느 위험한 곳이든 우리 셋이 같이 있기만 하면 돼요.” 말이 끝나고 신세희는 머리를 부소경 어깨에 기대었다. 안정적이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하지만 오늘 보니 기사님은 정말 그 소문들을 믿는 것 같았다. 가성섬으로 도망쳐온 임지강,임서아,허영네 가족은 만나는 사람에게마다 대표 부인이 여우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녔고 그런 그녀가 대표님 옆에 와서 영혼을 쏙 빼놓았기에 자신이 대표님의 진정한 약혼녀였지만 그 여우에게 남편을 빼앗겼다고 얘기했다. 매번 임서아가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가성섬에 거주하고 있던 부하들은 웃음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대표님네는 이미 대여섯 살 되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고작 약혼녀였던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할까, 어떻게 하면 이야기가 약혼남을 빼앗긴 걸로 되는걸까. 하지만 이 가성섬에서는 임서아네 가족에게 이 일을 따지고 드는 사람이 없었다. 누가 그들이 군주의 환대를 받을 줄 알았겠는가. 임서아는 아무리 봐도 신세희만큼 예쁘지도 않았고 그녀만큼 부소경과 어울리지도 않았다. “저기… 대표님.” 그의 시선이 자꾸 느껴지자 기사님은 주동적으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지금 임지강과 임서아네 가족은 이미 군주님의 서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에 반호경 군주님께서 임서아씨와 반호영씨를 맺어주실 생각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반군주님께서는 이걸 강자끼리의 연합이라고 얘기하더군요.” “허!” 조수석에서 엄선우가 코웃음을 쳤다. 부소경은 여전히 동요하지 않았다. 기사님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여기에 온 목적도 그들과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니까요. 저흰 그저 저희의 일을 다 처리한 후 여기의 무기를 높은 가격으로 파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들이 하는 얘기를 신세희는 알아듣지 못했다. 이건 모두 엄청난 일들이었기에 신세희가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그저 부소경의 어깨에 기대 자신의 딸을 바라볼 뿐이었다. 딸의 시선을 따라가자 밖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의 풍경은 퍽 괜찮았다. 오죽하면 당시 반호영이 가성섬은 경치가 매우 좋으니 자신을 따라서 섬에 오면 무조건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을까. 현재 그녀는 정말 가성섬에 왔
신세희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차로 몸을 날려 유리를 껴안았다. “유리야, 엄마 여기 있어. 무서워하지 마.” 그리고 몸을 돌렸을 때 차 문은 이미 닫힌 상태였다. 신세희:“…”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옆에는 검은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그에게서 은은한 꽃향기가 났다. “뭐… 뭐 하려는거예요?” 신세희는 너무 놀라 심장이 내려 앉는 것 같았지만 품에 유리를 꼭 끌어안은 채 매섭게 그를 노려봤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않았다. 유리는 엄마 품에 안긴 채 겁에 질려 울음이 날것 같았으나 꾹 참고 눈앞의 남자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 나쁜 놈! 나랑 엄마를 놔줘, 아니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허!” 그 남자는 차갑게 미소 지었다. 그는 목소리가 크지 않았는데 그 목소리가 신세희로 하여금 의심이 가게 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듯이 물었다. “당신… 반호영?”반호영은 멈칫하더니 곧이어 선글라스를 벗고 온화한 표정으로 신세희를 바라봤다. “세희 씨, 드디어 왔네.” 신세희:“…” 그녀는 놀라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이었다. 부소경은 큰소리를 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여기에 위험이 없다고 하는 건 이미 여기를 다 정리해놨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무슨 상황인 걸까? 어쩌면 차에서 내리자마자 반호영을 만날 수 있는 거지? 신세희는 부소경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호영은 한숨을 쉬었다. “사실… 나도 생각지도 못했어.” “뭐라고?” “난 그냥 산책하러 나왔을 뿐이거든.” 반호영의 말투에는 숨길 수 없는 지긋지긋함이 묻어있었다. “숨이라도 돌리러 나오지 않으면 살인이라도 저지를뻔했어. 그래서 기사님 보고 아무 데나 가달라고 했더니 여기로 온 거야. 여기에 세워놓은지 한참 됐어.” 신세희:“…” “근데 한창 답답할 때 앞에서 꼬맹이 하나가 달려올 줄은 누가 알았겠어? 세희 씨, 우린 인연인가 봐. 처음 이 꼬맹이를 봤을 때 얼마
이건 정말 굴러들어 온 떡이 아니겠는가! 반호영이 이러한 생각에 취해있을 때 통통한 작은 주먹 하나가 그의 눈을 쳤다. “윽…” 반호영은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힘 있는 그 주먹이 또 왼쪽 눈을 내리쳤다. “윽…” 신세희:“…” 그녀는 조마조마 해하며 딸을 바라봤다. “유리야, 이분은 너네 아빠가 아니야. 함부로 대하지 마. 그만해. 들었지?” 그녀는 반호영이 화가 나 유리를 차에서 밀어내려 버릴 것만 같았다. 만약 그렇다면 신세희는 반호영을 물어서라도 죽여버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혼이 나서 말을 들을 줄 알았던 유리는 오히려 더욱 용감해졌다. 유리는 위험한 상황에 조금 무섭더라도 엄마를 지키려는 마음이 강했기에 두려워하지 않았다. 유리는 울음을 참아가며 반호영에게 소리쳤다. “나쁜 놈! 넌 나쁜 놈이야! 지금 판다 눈을 하고 있어도 다 보이는 거 알아! 내가 무섭지 않겠지만 잘 들어! 우리 아빠가 바로 차 뒤에 있어! 우리 엄마 때리면 아빠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흥!” “유리야, 아빠 얘기하지 마 제발.” 신세희는 절망스러웠다. 아직까지는 신세희와 유리만 반호영에게 발각된 상태였고 부소경은 발각되지 않았으나 이제 딸의 한마디에 부소경도 들키고 말았다. 신세희는 유리를 한대 때리고 싶었다. 하지만 무서워하면서도 굳건한 그 눈빛을 보자 뭐라고 하지도 못했다. 그저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침착하게 얘기했다. “반호영씨, 하나만 부탁할게.” “세희 씨, 부탁할 필요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가 됐던 다 해줄 테니까.” 반호영은 따뜻한 눈빛으로 신세희를 바라봤다. “나랑 우리 남편 그리고 딸까지 함께 죽게 해줘.” “안돼!” 반호영은 버럭 소리쳤다. 유리는 흠칫 놀라 엄마 품을 파고들었다. 반호영은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았다. 신세희도 더 이상 물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금 이곳은 가성섬이다. 반호영의 구역이라는 말이다. 신세희는 무엇도 할 수가 없었다. 혹시 불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